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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찰

배우 고시민 SNS에 올린 사과, 그리고 용서

by 우바우 2021. 3. 21.

배우 고시민

 배우 고시민씨가 최근에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예인들은 돌아가면서 좋은 소식이든 안 좋은 소식이든 접하는 것 같습니다. 정치와 연예인은 현대 삶에서 때어 놀 수 없는 가십거리인 것 같습니다. 

 

 배우 고시민씨는 스위트홈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작품 속에서 맡은 바 임무를 잘 소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배우로서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 미성년자의 나이로 술을 마신 사진이 떠돌며, 바로 해명하는 글을 보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사과란

 어떤 사람은 자신의 실수를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자신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는 사과 글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잘못했지만, 이래저래. 해서 어쩔 수 없었다.’라는 게 그들의 단골 표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친구와의 싸움이나 연인, 가족과의 말다툼을 보면 자주 사용하는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사과를 했다. 근데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너의 몫! 이러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은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 내가 잘못했어. 근데….’ 왜 우리는 [근데]라는 말이 불쑥 나올까요. 내가 잘못 했는데 너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러니 너도 사과하라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우리는 사과를 왜 할까요? 용서를 바라기 때문에 사과하는 것인데, 우리는 상대방을 용서하기 위해 사과를 하는 것처럼 행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나는 도리를 다했으니, 받아들이지 못하는 너는 속 좁은 사람이다. 라며 일방적인 사과를 합니다. 그들은 용서받기 위해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마음이 넒은 사람이고 너는 속이 좁은 사람이야’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알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은 그 속내를 모를 줄 아나 봅니다.

 

 용서란

 그런 점에서 배우 고시민씨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합니다. 물론 앞으로 일관되게 사과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연예인은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무게가 있습니다. 그건 연예인뿐만이 아니라 정치인과 같은 공직자도 해당되는 일입니다. 그들은 잘못했으면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누군가가 그 사건을 두고 사과를 받기를 원한다면, 두고두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사회적인 위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카르마라는 인과관계 때문입니다. 우리 개인들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그리고 그들이 사과를 요구한다면 용서를 받아 줄 때까지 사과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용서해줄 마음이 없는 이에게 찾아가 끊임없이 용서를 구할 필요는 없지만,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과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의 인과성을 끊을 수 있는 선택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인과관계는 서로 얽혀 있지만 완전한 용서를 받으면 이제 본인이 선택하에 그 사람의 인과성을 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 쌍방입니다. 비중이 크든 작든 과실은 쌍방입니다. 거기에 내가 없으면 그 사람과의 사건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어떤 사건에 있어 과실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린 대화 중에 [근데]라고 말합니다. 본인 처지에서 억울한 부분이 분명 존재하니까요. 인도에서 여자가 여행 중 불미스러운 사건은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그들의 문화처럼 우리는 항상 [근데]를 곁에 두고 있습니다. 상대에게 용서를 받은 순간. 우리는 [근데]를 이제 살펴볼 여지가 생깁니다. 상대방에게도 사과를 받아내서 그를 용서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용서할지, 권한이 생깁니다. 개인적으로는 사과를 받지 않고 용서를 했으면 합니다. ‘ 말하지 않는 것은 말해도 모른다는 것이다’ _1Q84_ 이 말처럼 사과할 사람은 사과했을 것입니다. 행함으로 인해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 에너지를 아끼는 게 현명하다 생각됩니다. 물론, 사과 없이는 평생 생각이 나서 조금씩 자신을 갉아먹는다면 다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