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홍익인용(弘益人用)

수첩(다이어리)을 들고 다닌지 6개월.

by 우바우 2021. 6. 23.

오늘의 주제는 수첩(다이어리)입니다.

 

손바닥 만한 수첩을 가지고 일과를 적은 지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틀도 없이 적었지만 지금은 제법 틀이 생겨 글을 적고 있습니다.

 

앞쪽에는 목차가 있고 목차를 지나면 하루하루 기분을 나타낸 그래프가 있습니다. 그 하루는 오전, 오후, 저녁을 나누고 최하 0점에서 최상 10점을 기준으로 매일 체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꿈내용과, 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수칙 8개(과반수 이상하기), 금일 해야 할 것, 오전, 오후, 저녁의 기분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수시로 본인에 대해 보잘것없고 쓸모없음을 자주 느끼고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그렇게 안 하면 움직이지 않는 몹쓸 무기력이 저를 한없이 밑바닥으로 끌어내리기 때문입니다. 이 노트 덕분에 나쁜 습관들은 버리고 좋은 습관들도 생겼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았습니다. 순간순간 오는 우울감이 저를 억누릅니다. 영양상태도 좋고 운동도 하고 나쁜 습관도 끊었는데 무기력이 올 때면 삶은 고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6월 3일 스스로 비난을 멈추기로 다짐했습니다. 이유는 아무리 나를 채찍질을 해도 더 이상 나아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멈추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전에는 워낙 나쁜 습관에 찌들고 좋은 습관이란 없어서 스스로를 비난하고 채찍질 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생각에 비난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이 맞았는지 다행스럽게 좋은 습관이 줄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더 하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우울감과 무기력 증은 많이 줄어들었고 에너지가 조금씩 생기다 보니 스스로를 채찍질 하면서 하던 행동들이 거부감 없이 행하고 있습니다.

 

20일이 지난 지금, 잘 지내다가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다시 왔습니다. 문득 로또 1등이 당첨이 되어도 나아짐 없이 살 것 같은 느낌이 확 들면서 다시금 수 없이 많은 실패 경험들과 회피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근 20일은 문제없이 잘 지내다가 다시금 문제가 생긴 것이죠. 문제란 불행이 내게 다가온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기에 시간을 두고 해결해 봐야겠습니다.

 

하루하루를 고민 속에 살아가시는 모든 분들에게, 주님의 굽어 살핌이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